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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의 과학

완독일
2021/12/31
카테고리
경제
금융
작가
앨리슨 슈레거
출판사
세종
리뷰
4 more properties
규칙1 리스크가 없으면 보상도 없다 규칙2 내가 비합리적이라는 사실을 안다 규칙3 리스크 부담으로 얻는 보상을 극대화하라 규칙4 자기 영역의 주인이 되라 규칙5 불확실성은 생길 수밖에 없다

1장 리스크가 있는 의외의 장소

합법적인 업소는 성매매 여성의 힘만으로 얻기 어려운 것을 제공한다. 수익을 얻는 대가로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다. 금융계에서는 성매매 여성이 수익 중 상당 부분을 업소에 건네는 식의 일을 헤지라 부른다. 헤지란 리스크를 줄이는 대가로 잠재 수익의 일부를 포기하는 투자 방식이다. 헤지 비용이 엄청난 것만 보더라도 네바다의 성매매 종사자들에게 리스크 완화가 얼마만큼 큰 가치를 지니는지 알 수 있다. (중략) 경제학자들의 추산에 따르면 멕시코의 성매매 종사자들은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 고객에게서 23% 더 높은 금액을 받는다고 한다. 경제학자들은 23%를 리스크 추가에 대한 보상으로 간주한다. 29p

2장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제대로 알아야 한다

금융경제학에서는 첫 단계로 목표를 파악하고 그 목표에 리스크가 없을 때의 가격을 매기라고 가르친다. 실제로 무리스크 자산으로 알려진 투자 상품은 유일무이하게 투자자들에게 예측 가능성을 제공한다. 금융에서 무리스크는 무슨 일이 일어나든 일정한 대가가 보장된다는 것을 뜻한다. 57p

4장 끊임없이 확실성을 추구하는 할리우드

할리우드에서 리스크 측정이 믿음직스럽지 못한 원인으로, 데이터가 금세 진부해진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캐버노의 악명 높은 멘테카를로 시뮬레이션은 미래 예측에 과거 데이터를 사용했다. (중략) 시장이란 계속해서 변화하며 오래된 데이터에 근거한 추정으로는 더이상 많은 것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업데이트해야 할 때를 파악하기란 어렵다. 우리는 세상이 바뀌고 한참 지난 후에야 그 사실을 깨닫는 경향이 있다. 102p

5장 파파라치의 은밀한 삶

금융경제학자들은 리스크를 두 가지 큰 유형으로 나눈다. 첫번째 유형은 특정 자산에만 따르는 고유 리스크(idiosyncratic risk)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이 경영진을 교체하면 페이스북의 미래는 불투명해지며 다른 주식 말고 페이스북에만 영향을 끼치는 요소 때문에 페이스북의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 119p
두 번째 유형은 개별 자산에 국한되지 않고 좀 더 광범위한 시스템에 영향을 끼치는 체계적 리스크(Systemic risk)다. 체계적 리스크는 2008년처럼 시장 전체가 폭등하거나 폭락해 모든 주식의 가격이 동시에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것을 뜻한다. 120p

6장 전망 이론: 합리성으로의 이행

헬무트는 승리 비결이 인내심과 자제력임을 알고 있다고 말했지만, 그가 말하는 인내심과 자제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 그는 고도로 절제된 경기 방식을 이렇게 설명한다. “포커 경기에서 이기려면 12% 이하로 베팅해야 합니다. 30% 이상 베팅하면 돈을 딸 수 없고 100% 베팅하면 반드시 돈을 모두 날리게 되어 있거든요”. 온라인 포커 게임에 대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의 선수는 헬무트보다 베팅 횟수가 훨씬 더 많다고 한다. 베팅 횟수는 일반적으로 25~50%로 추산된다. 헬무트의 성공은 포커계에서 틸트(tilt, 포커에서 우승하려고 무리한 시도를 하는 경향)로 불리는 감정을 이겨내고 베팅을 하기에 적합한 때를 선택하는 데서 비롯된다. 135p
손실 회피 성향에서 파생된 현상으로 손익 분기 효과(break-even effect)라는 것이 있다. 인간이 손실을 회피하려다 불필요하게 리스크를 감수하고 평소에 허용하는 한도를 초과하는 손실을 입는 현상이다. 이 현상을 처음으로 밝혀낸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세일러와 에릭 존슨은 인간이 돈을 잃고 그 돈을 곧바로 되찾을 가능성이 있을 때는 리스크를 더 많이 감수할 뿐만 아니라 훨씬 더 강도 높은 리스크를 감수하며, 그 때문에 훨씬 더 큰 손실을 입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한다. 손실을 회피하려면 이미 입은 손실을 단념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143p
경제학자들은 돈을 잃은 플레이어 가운데 75% 정도는 패배 이후 더 방만해진다고 추정했다. 계속 베팅함으로써 게임을 지속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패턴은 테이블 규모와 상관없다. 공격적인 경기, 즉 판돈을 자주 올리는 경향과 관련해서는 한층 더 두드러진 결과가 나왔다. 플레이어 대부분은 패배 이후 한층 더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145p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 오전 장에서 손실을 입은 채권 거래인이 오후 장에서 더 큰 리스크를 감수할 가능성은 오전 장에서 이익을 본 거래인보다 15.5% 더 높다. 지나치게 공격적인 거래가 시장 가격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편견 없이 좀 더 합리적으로 거래하는 거래인들 때문에 장이 마감될 때는 가격 격차가 축소되게 마련이다. 146p
우리도 감수하는 리스크를 제한하면 된다. 이러한 방식이 바로 9장에서 알아볼 헤지다. 주식 포트폴리오와 채권 투자를 병행하거나 직장에서 스톡옵션을 받지 않고 대신 연봉을 올려 받는 것도 헤지의 일종이다. 어느 경우에나 원칙은 동일하다. 잃을 것이 적을수록 합리적인 태도를 유지하기가 용이해진다. 149p
경기를 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헬무트와 상대 선수는 경기를 잠시 중단하고 마이크를 제거한 다음 밖으로 나간다. 두 사람은 상금을 나누되 우승자에게 좀 더 많은 몫이 돌아가는데 합의한다. 2004년 챔피언 대항전에서 헬무트와 애니 듀크가 맺었던 계약과 똑같다. 150p
넓은 범주화를 오래 걸리는 게임으로 생각해보라. 예를 들어 주식 포트폴리오를 너무 자주 들여다보아서는 안 된다. 장기간 투자하다보면 하루 동안의 손실은 말할 것도 없고 몇 달 동안의 손실도 일시적인 현상일 뿐임을 알 수 있다. 151p

7장 리스크를 잘못 인식하면 범죄자가 될 수 있다

심리학자 폴 슬로빅은 리스크 정의가 권력의 행사라고 말한다. 우리 뇌는 경제학자들이 예상하는 방식대로만 확률을 처리하지는 않는다. 그 때문에 리스크 인식이 왜곡되고 행동이 바뀔 여지가 생긴다. 리스크 인식을 조작하면 온갖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 우리가 어떤 물건을 구매하는지, 몸에 나쁜 음식을 주문하는지, 범죄를 저지르는지, 어떤 영화를 선택하는지도 우리의 리스크 인식에 달려 있다. 167p

8장 아무 데서나 효율을 찾지 마라

말의 근친 교배는 대개 8촌과 10촌 사이에 이루어지며 그런 말들은 그 후로도 여러 차례 근친 교배에 동원된다. 사촌이나 육촌과의 근친 교배는 해롭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유리할 수도 있지만, 근친 교배를 거듭하다보면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근친 교배는 한동안 큰 리스크가 뒤따르면서도 큰 보상을 제공한다. 장점이든 단점이든 말의 특성이 강화된다. 근친 교배된 말은 빠른 단거리마가 되는 경향이 있지만 불임이 될 가능성도 다른 말보다 더 크다. 빈스는 근친 교배의 증가로 불임인 암말이 다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게 근친 교배된 말은 골밀도가 낮기 때문에 부상을 입을 가능성도 더 크다고 말했다. 188p
여러 세대에 걸친 근친 교배의 악영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생물학자 마크 데니는 근친 교배가 자잦아질수록 유전적 혁신이 줄어들 수 있다고 추론한다. 말이란 종이 정상적으로 진화하고 더 빠른 자손을 낳는 과정에 차질이 빚어진다는 뜻이다. 189p
근친 교배는 당신이 차세대 애플이 되리라 믿는 기업의 주식에만 돈을 쏟아붓는 행위와 매우 비슷하다. 일어나기 어려운 행운이 찾아오고 어마어마한 보상을 얻을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시시한 포트폴리오를 마주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 다각화는 교배 비용을 덜 들이고도 경주에서 수익을 가져다줄 우수한 말을 생산할 확률을 높여주는 전략이다. 그러나 말 사육은 그런 식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적어도 현재는 말이다. 199p
리스크 관리는 우리에게 유리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을 쌓아 올리는 행위다. (중략) 우리는 그래프를 통해 분포가 넓을수록 더 많은 리스크가 따라온다는 사실을 알아보았다. 리스크 관리는 그러한 분포 형태를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자기 영역을 관리하는 작업이다. 202p

9장 리스크를 헤지하라

헤지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얼마만큼의 리스크를 선택해야 할지 결정하는 과정이다. 또한 다각화와 달리 대가가 따른다. 기대 수익의 일부를 포기해야 한다. 헤지는 보상을 덜 받는 조건으로 리스크를 덜 감수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214p
리스크를 헤지하는 방식을 베링해처럼 가장 위험한 조업 구역을 피하는 것이다. 베링해는 기후가 가장 거칠지만 크기가 가장 큰 대게들이 많이 서식하는 곳이다. 베링해를 피하는 식으로 리스크를 덜 감수하면 큰 수입을 올릴 가능성도 포기해야 한다. 한 달 동안 5만 달러가 아니라 3만 달러만 버는 대신 장애를 입거나 목숨을 잃을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다. 236p
보험은 리스크를 다른 방식으로 처리한다. 사람들이 생명보험이나 상해보험에 가입하는 까닭은 그들에게 가족을 부양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보험에 가입하면 당신이 위험한 바다에서 안 좋은 일을 당하더라도 가족은 돈을 받을 수 있다. 그와 동시에 가장 위험한 해역에서 큰 수입을 올릴 가능성도 지킬 수 있다. 236p

11장 큰 파도를 탈 때의 보험

서퍼들이 창밖으로 큰 파도를 포착하고 친구들을 불러 서핑을 하던 시대는 지났다. 롱은 독학으로 기상학자 수준의 지식을 쌓았고 기상 예보 전문가들과도 친분을 맺었다. 그는 서핑 조건에 부합하는 곳을 찾아내기 위해 전 세계 곳곳의 서핑 환경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해변, 타히티, 하와이, 남아프리카 공화국, 포르투갈, 아일랜드가 이상적이다. 258p
1975년에 시카고 대학의 경제학자 셈 펠츠먼은 자동차의 안전성을 높이면 사람들이 운전 중에 더 많은 리스크를 무릅쓰기 때문에 사고가 증가한다고 고찰했다. 안전 장치의 도입으로 자동차는 그 어느 때보다 안전해졌지만, 그런 만큼 운전 속도도 빨라졌다. 기술이 제공하는 안전감 때문에 더 큰 리스크를 감수하는 경향을 ‘펠츠먼 효과’라고 한다. 268p

12장 불확실성 세계에서 살아남기

핀켈 대령은 저서 <유연성에 관하여-전쟁터에서 기술적, 이론적 돌발 요소를 만날 때 회복하는 방법>에서 “돌발 요소애 대한 해결책은 미래 전쟁의 성격을 예측하거나 임박한 전쟁에 대한 해결책은 미래 전쟁의 성격을 예측하거나 임박한 전쟁에 대한 적의 준비 상황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으로 허를 찔릴 때 신속하게 회복하는 능력이다”라고 강조한다. 299p
예기치 못한 사태를 처리하기 위한 4가지 요소
지위가 낮은 지휘관이 공식적인 신조에 이의를 제가하고 새로운 의견을 제안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장해야 한다. 군인들이 통념과 우세한 전략에 위배되는 것이라 하더라도 독자적인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하면 전쟁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을 촉진하고 ‘독단적인 관행에 지나치게 사로잡히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아무리 인상적인 슈퍼 무기를 사용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효율적인) 반격을 당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러한 경우에는 다른 기술이 필요해진다.
‘교윤의 신속한 학습과 빠른 전파’를 돕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그러려면 정보를 재빨리 공유하고 정확히 해석해야 한다.
상황이 바뀔 때 전략을 바꿀 수 있을 만큼 유연한 정신을 갖춘 지휘관을 임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의문 제기와 창의성을 장려’하고 우수한 훈련을 제공하는 환경이 필요하다.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루기는 쉽지 않다. 군은 군인들이 어느 정도 자율성을 갖추기를 원하지만 사전 계획과 조직력 역시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그렇기 때문에 훈련이 잘된 병력을 구성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 전투 중에 모든 것이 엉망으로 되면 이성을 잃고 공포에 빠지기 쉽다. 따라서 교육괴 준비는 군인들이 침착함과 이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핀켈의 교훈은 기술을 일상생활에 접목할 방법을 결정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연결성이 강화되면 장점도 많지만 해커와 사기꾼이 그런 기술을 악용해 우리에게 해를 끼칠 가능성도 생긴다. 우리가 그 같은 범죄자들을 피하는 방법을 고안하고 안심할 때마다 그들은 다른 방법으로 우리의 삶에 파고든다. 사이버 리스크는 불확실성을 끊임없이 창출하는 근원이며 우리가 측정할 수 없다. 유일한 대책은 유연성을 유지하고 새로 나온 소프트웨어 보안 패치를 곧바로 설치해 2단계 인증을 활용하며, 주기적으로 암호를 바꾸는 식으로 새로운 방법을 지속적으로 동원해 스스로를 지키는 길뿐이다. 301p
다가오는 위기를 누가 예측하고 누가 예측하지 못했는지 따지는 것이 유행이다. 그러나 이는 불확실성에 대한 올바른 접근법이 아니다. 예측이 항상 적중하는 사람은 없다. 금융위기를 ‘맞힌’ 사람 대부분이 그 이후에는 여러 차례 잘못된 예측을 했다. 그 대신 우리는 헤지, 보험, 유연성과 회복력 유지를 통해 리스크를 훌륭히 감수해낸 이들에게 주목해야 한다. 그들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많은 교훈을 전달할 수 있다. 이들은 시장이 호황일 때도 지나치게 경계하며 큰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기들이 예측하지 못한 일들이 반드시 일어나리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좋든 나쁘든 돌발 상황을 다룰 수 있는 유연성을 키운다. 30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