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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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의 머 릿속에는 지난 5,000년의 역사를 통해 국가 통치의 중심 권력이 강력했을 때는 나라가 안정적이었던 반면, 그렇지 못했을 때는 혼란과 혼돈의 어지러운 시기였다는 생각이 깊이 자리 잡고 있 다. 모든 중국인은 국가를 이끄는 지도부가 강력해야 평화와 번 영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통치의 기본 원칙으로서, 중국 인의 내면에 뿌리 깊이 새겨진 역사의 교훈이다. 중국은 앞으로 도 이 원칙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을 것이고, 그것은 공산주의 이 념보다도 우선되는 중국인의 신념 체계이다. 일부 서양 국가는 서구식 민주주의가 중국에 도입되는 것을 보고 싶어 하겠지만, 아마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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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수천 년 동안 중국의 시위자들이 공통적으로 보여 왔 던 전략이기도 하다. 그들은 국가의 중앙 통치 권력에 도전하는 것은 곧 전멸을 뜻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지방 관료의 악 행에 대항하면서도 중심 권력에는 충성심을 보여주는 것이다. 중 국의 통일된 권력을 잡기 위해 끝장을 보겠다는 모험을 하지 않 는 한, 누구도 국가 중심 권력에 도전하려 하지 않을 것이고, 그 래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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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의 머릿속에는 지난 5,000년의 역사를 통해 국가 통치의 중심 권력이 강력했을 때는 나라가 안정적이었던 반면, 그렇지 못했을 때는 혼란과 혼돈의 어지러운 시기였다는 생각이 깊이 자리 잡고 있 다. 모든 중국인은 국가를 이끄는 지도부가 강력해야 평화와 번 영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통치의 기본 원칙으로서, 중국 인의 내면에 뿌리 깊이 새겨진 역사의 교훈이다. 중국은 앞으로 도 이 원칙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을 것이고, 그것은 공산주의 이 념보다도 우선되는 중국인의 신념 체계이다.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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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법질서나 시스템 대신에 그들의 방식대로 모든 가능 한 방법을 강구하여 국가를 운영한다. 바로 이런 한계 때문에 중 국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최고의 국가역량을 활용하는 이상적인 국가는 결코 되지 못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중국의 제도와 시스템은 진화· 발전하겠지만, 그 것은 서양의 방식이 아니라 그들만의 독특한 방식이 될 것이다. 앞으로 중국이 취하는 개혁조치가 무엇이 되든지, 한 가지만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중앙의 강력한 통제.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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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의 봄과 중국을 연결시켜 생각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그런 생각은 어디까지나 언론의 글 재간에 불과합니다. 그 기사를 읽고 이렇게 말했어요. ‘이 사람들 정말 중국을 전혀 모르는군!’ 중국인들은 국가와 국민의 사고가 역사에 의해 결정되는 아주 긴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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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에게 감사를 표하고는 몇 마디를 추가했다. "우리가 건설 한 것보다 중국은 앞으로 더 잘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중국 남부 의 땅 없는 농민의 자손에 불과하니까요. 중국에는 많은 학자와 과학자, 그리고 전문가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하든, 중 국은 우리보다 더 잘할 겁니다."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꿰 뚫어 보는 듯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기만 했고, 그는 이내 다른 주 제로 말을 이어갔다. 그 때가 1978년이었다.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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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샤오핑은 천연자원 하나 없는 작은 도시국가 싱가포르가 외국인의 투자와 경영 그리고 기술을 이용해서 국민들에게 얼마 나 좋은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해주는지를 직접 목격했다. 중국 에 돌아간 그는 중국경제를 세계에 개방할 필요성을 설파했다. 그것은 중국의 역사에 있어 중대한 전환점이었고, 그때부터 뒤돌 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나아가고 있다.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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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중국은 외부보다도 내부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더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아마 도 시진핑은 이런 국내문제를 해결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집중할 것이다. (중략) 그러나 중국의 이웃 나라들은 잠에서 깬 거인의 외교정책이 점점 강압적이라는 것을 감지하기 시작했다. 미국 역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유지하여온 군사력 우위에 중국이 강하게 도전하고 있 다는 것을 감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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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것은 주변국과의 평화로운 성장과 결코 패권국 가가 되지 않겠다는 중국의 반복된 약속에 대한 신뢰의 문제이 다. 주변국의 입장은 둘로 나뉜다. 하나는 중국이 조용하게 힘을 기르고 영향력을 키워나가되 '두목' 같은 행세를 하지 않을 것이 라는 입장과, 결국에는 몸집을 키워 모든 국가를 위협할 것이라 는 입장이다. 내 생각에 그들은 전자를 택할 것으로 보지만 동시 에 그들의 몸집도 키워 나갈 것이다. 과거 덩샤오핑은 중국이 점진적으로 강해지면서도 저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확신 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경계심을 갖지 않도록 조용히 힘을 길 러 때를 기다리는 도광양회* 의 전략을 굳게 믿었다. 중국은 세계 다른 나라들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적어도 30~40년의 평화 시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은 기존의 강대국을 자 극하지 않고 모든 국가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현재의 궤도 대로 나아간다면 국력이 점점 강해질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 다. 외국과 평화적인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국내문제에 대처할 여 유를 가지면서 경제성장을 지속해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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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또한 일본과 독일이 택한 길을 피해야 한다는 것을 염 두에 두고 있다. 독일과 일본의 부상은 각각 유럽과 아시아에서의 패권과 자원 경쟁을 초래하였고, 결국 20세기에 두 개의 끔찍한 전쟁을 치러야 했으며, 그 결과 독일과 일본의 부상은 중도에 끝 나고 말았다.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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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인접국 중 에서 가장 거대한 국가라는 것을 알고 있고, 힘이 커지면서 더욱 주변 국가로부터 그들 권익을 보장받으려 하고 있다. 그래서 중 국과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아태 지역에서 미국이 상당한 정도 의 존재감을 유지하는 것이 아세안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을 위한 일인 것이다.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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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국이 대만의 독립을 위해 중국과 전쟁을 벌일 것 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미국에 득 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미국이 대만 때문에 중국과 싸우게 되고, 첫 판에서 이기게 될지라도 이후 중국이 계속 전쟁을 불사한다면 이를 감당할 수 있을까? 다시 말해, 중국이 대만의 독립을 막기 위해 기꺼이 감내 할 희생 그 이상을 미국이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을까? 중국은 대만을 잃는다는 것은, 그 어떤 지도자도 자리를 유지하기 힘들 만 큼 매우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에 만에 하나 첫판에 지더라도 중 국은 미국을 이길 때까지 계속 전쟁을 불사할 것이다. 그렇기 때 문에 미국은 대만을 놓고 중국과 싸울 가치가 없는 것이다. 대만 이 이런 현실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이 를 알게 될 것이다. 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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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과 본토의 재통합은 시간문제이고, 어떤 나라도 막을 수 없다. 대만의 국제적 운명은 사실, 1943년 카이로 회담에서 루즈 벨트, 처칠, 장제스가 간에 대만의 중국 반환을 합의하면서 결 론 난 것이다. 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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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당 정부 8년의 집권이 끝나고 민진당민주진보당 이 집권하여 정책노선을 과거로 되돌리면, 10 대만의 농민과 기업 가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이고 민진당은 다시 차기 아니면 차차기 선거에서 패하게 될 것이다. 결국 양국의 상호의존도가 커지면서 대만의 독립은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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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힘이 강해졌다고 해서 기분이 들떠 권력을 휘두르고 할 시진핑이 아니라고 봐요. 그는 그런 국가운영이 중국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매우 사려깊은 사람입니다. 제 생각으로 시진핑은 주변국이 경계심을 갖지 않도록 조용히 힘을 키워나가는 덩샤오핑의 도광양회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봅니다. 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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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앞 으로 나아가는 과정에 수많은 위험이 있을 텐데 큰 문제없이 지 속 : 발전하기 위해서는 내치가 안정되고 대외관계에서 평화가 중 요합니다. 그런데 중국은 젊은이들에게 옛 영광을 되찾은 조국에 대해 굉장한 자긍심과 애국심을 고취시키고 있습니다. 너무 그러 다보니 일본에 대한 항의 시위가 시작되었을 때 그것이 폭력으로 바뀌는 사태도 있었어요. 2004년 제 아들이 싱가포르 총리로 대 만을 방문했을 때는 중국의 인터넷 대화방에서 배은망덕한 반역 자로 공격을 받기도 했지요. 불안한 겁니다." 중국 지도자는 젊은 이들에게 그것을 확실히 이해시키겠다고 대답하였다. 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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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일 이 발생하지 않는 한 중국은 앞으로 몇 십 년 간 경제성장을 이 어갈 것이다. 하지만 향후 중국 정부가 상당한 열정과 시간, 그리 고 자원을 투입해서 해결해야 할 심각한 내부 도전과제들이 많 다. 그 어느 하나라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경우 극심한 경기 침체와 사회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안정은 유지된다 하더라도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왜 미 국보다 먼저 아이폰을 만들어내지 못했는지 생각해보자. 역사적 으로 볼 때 중국인은 모든 창조적 잠재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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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재의 지적재산권과 기업구조는 그것을 발휘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나는 중국지도자들이 이러한 내부의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의지와 역량을 가졌다고 낙관한다. 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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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에서 저임금의 노동력으로 힘쓰지 않고 성장 할 수 있는 요인들이 사라져가고 있다. 다음 몇 세대에 걸쳐 지속 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이제 새로운 종합 경제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저렴한 노동력의 도움으로 중국은 당분간 고성장을 계속 누릴 것이다. 서부 지역의 충분한 노동력이 뒷받침되어 앞으로 15년, 20년은 7~9%의 성장을 이어갈 것이다. 그 이후의 성장률 은 생산성, 즉 시간당 생산량을 높일 수 있도록 어떻게 사람들을 교육시키느냐, 대학이나 기술전문학원에서 어떻게 새로운 기술과 작업도구를 쓸 수 있는 노동력을 양성하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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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직면한 더 긴급한 과제는 효율성이 떨어지는 정부 소 유의 공기업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이다. 여기에는 개인의 동기 유발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제기된다. 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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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민영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가? 임원들에게 상업 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라는 이윤 개념은 주입시키고 있지만 오너회사 주인처럼 행동하게 만들 유인구조가 없다. 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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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확신이 있든 없든 소비를 한다. 미국 사람들은 미래에는 더 잘 살 거라는 기본적인 확신이 있다. 미국 경제가 국내 소비에 의해 성장하는 이유이다. 궁극적으로는 중국도 그 길을 가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그런 전환을 이루어낼 것인가? 가난한 사람은 부자가 되어도 아직 가난한 사람처럼 행동한다. 너무 오래 가난하게 살았고 그래서 다시 가난해질지 모른다 는 두려움에 부를 더 축적하고 저축을 더 하려고 한다. 이들은 현 재의 부를 계속 지킬 수 있다는 확신, 돈 때문에 방해받으며 사는 것은 바보라는 확신이 들어야 비로소 돈을 쓰기 시작할 것이다. 경제성장이 지속되는 단계를 경험해야 한다. 그들은 아직 사치스 럽게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 10~20년 안에 반드시 바뀌어야 할 인식이다. 47쪽
제2장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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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또한 이러한 힘의 이동을 유감으로 생각한다. 미국은 기 본적으로 유순한 힘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공격적이지 않고 새 영토를 점령하려고 하지 않는다. 베트남전을 치렀지만 베트남을 점령하려고 한 것이 아니었고, 한국에서 전쟁을 치렀지 만 남한과 북한을 점령하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 미국은 두 전쟁 모두 공산주의를 막아내기 위해 싸웠다. 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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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는 이 지역 태평양에 군사력을 배치하고 있는 미국 을 상당히 우호적으로 생각한다. 중국의 경우 앞으로 얼마나 성 급하고 완고할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2009년에 내가 싱가포르는 중국과 균형balance을 이루어야 한다는 발언을 하자, 중국에서는이것을 징집 consnbe하자는 것으로 번역해서 어떻게 중국계인 내가 감히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며 중국 네티즌들이 인터넷에서 대 소동을 벌이기도 하였다. 그들은 쉽게 감정을 폭발시킨다. 내가 결코 징집이라는 말을 쓴 적이 없다고 해명해도 그들은 진정되지 않았다. 절제되지 않은 거친 힘을 드러낸 것이다. 급변하는 환경에 싱가포르의 기본 전략은 비록 싱가포르 경 제가 중국의 괄목할 만한 성장에 맞물려 있긴 하지만 다른 국가, 특히 미국과의 관계를 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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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중국이 미 국과 똑같이 싱가포르에 중국 군함의 배치를 요구한다면 싱가포르는 이를 환영할 것이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한 쪽은 취하고 한 쪽은 버리는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앞으로 오랫동안 싱가포르가 유지해야 할 정책 노선이다. (중략) 또 하나 싱가포르가 전 세계 국가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 은 언어이다. 영국의 지배를 받았지만 영국이 떠날 때 영어를 우 리에게 남겨놓았다는 점에서 우리는 행운이었다. 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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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퇴론자의 주장이 잘못되었다 고 본다. 미국호는 침몰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 로 영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서태평양에서의 미국 역량이 영향 을 받을 수 있는데 병력 규모나 총 GDP에서 중국에 밀릴 수 있 다. 하지만 미국의 핵심 우위인 역동성은 잃지 않을 것이다. 미국 은 중국보다 훨씬 더 창조적인 사회이다. 미국이 쇠퇴할 것인가 를 놓고 내부 격론을 벌인다는 사실이 미국사회가 건강하다는 신호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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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국의 장기적 성공을 믿는 이유를 요약한다면, 첫째가 미국사회의 "매력"이다. 미국은 중국의 과거 어느 전성기에 비교 하여도 더 매력적인 사회이다. 매년 수천 명의 유능하고 꿈에 부 푼 이민자들을 받아들이고 이들이 여러 분야에 정착하고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들 이민자들은 혁신적이고 도전정신이 강한 사람 들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조국을 떠나지 못했을 것이다. 이민자들 은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원천이고 미국사회에 자극을 불러일으킨다. 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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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국가장학금으로 학생을 유학 보낼 때 미국 대 신 영국을 선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부를 마치더라도 영 국에서는 환영받지 못하기 때문에 그곳에 머물지 않고 귀국을 선 택한다. 그리고 영국의 경제는 미국보다 역동성이 떨어지고 취업 할 기회도 더 적다. 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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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최고가 되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경쟁"이다. 미국 전역에는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많은 명문 연구기관들이 있다. 동부 지역 보스턴, 뉴욕, 워싱턴, 서부 지역 버클리, 샌프란시스 코, 그리고 중부 지역 시카고, 텍사스 어디를 가든 다양한 연구소 가 있고, 이들 연구소는 누구의 지시도 받지 않고 서로 도전하고 경쟁하고 있다. (중략) 모든 연구소는 다른 연구소만큼 우수하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연구소가 필요로 하는 전부는 돈과 인재인데 그것이 뒷받 침된다. 어느 누구도 워싱턴이나 뉴욕에 고개 숙여야 한다는 압박을 받지 않는다. 돈이 있으면 다른 연구소를 시작하면 된다. 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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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풍토가 사회에 다양성을 낳고 긴 생명력을 가진 새로운 아이 디어와 신제품을 만들어내는 경쟁심을 불러일으킨다. 중국은 이 와는 완전히 다른 접근을 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권력이 중앙에 집중되어야 번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 중국 사람들은 누구나 하 나의 중심에 따라야 한다는 의식이 머리에 입력되어 있다. 즉, 모 든 사람이 같은 북소리에 맞춰 똑같이 행진할 것을 기대한다. 다 양성과 경쟁에서는 영국이나 프랑스도 미국을 따라가지 못한다. 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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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유럽국가에서 노동조합은 심각한 단기 손실이 우려되 는 파업을 강행하겠다고 위협하면서 노동개혁에 저항하였다. 하 지만 미국에서는 그 반대 현상이 일어났다. 미국회사들은 어렵지 만 필요한 개혁을 하였다. 구조조정을 하고 노동자를 해고하고 IT 기술을 활용해서 생산성을 높였다. 미국 경제는 다시 활력을 되 찾았다. 새로운 환경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오라클 등 창 업기업이 나타났고, 이들은 일반 기업의 IT 시스템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의 시기를 거친 뒤 기업 들은 다시 새로운 일자리, 월급을 더 주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엇다. 그들은 중국, 인도, 동유럽 국가에서도 해낼 수 있는 구식 일자리에 매달리지 않았다. 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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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자수성가한 사람을 인정"해주는 문화이다. 미국에서 성공한 기업인은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사회적 지위를 부 여받고, 합당한 인정을 받는다. 비록 실패하더라도 그것을 최후의 성공에 이르기까지 중간에 반드시 겪어야 하는 자연스러운 과정 으로 인정해준다. 이런 문화가 상대적으로 사회가 안정되어 있고 각자 자신의 직분을 받아들이는 영국과 다른 점이다. 이 점에서 영국은 훨씬 유럽인에 가깝다. 영국 사람은 한때 증기기관, 섬 유제조기, 전기모터 등 위대한 발명품을 만들어냈다. 과학 분야에 서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영국은 상 업적으로 성공한 기업인을 배출하는 데에는 그리 성공적이지 못 하였다. 이유는 무엇일까? 200년 이상의 제국 체제에서 오래된 부 유층과 지주계층이 매우 존경받는 사회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신흥부자는 무시당했던 것이다. 젊은이들은 육체노동자보다 법조 인, 의사, 전문가처럼 머리를 쓰고 지적 능력을 인정받는 직업인 이 되기를 갈망했다. 반면 미국은 계층의 장벽이 없이 개척정신 으로 계속 영토를 확장시켜 나간 개척사회이다. 누구나 부자를 축하했고 부자가 되기를 원했다. 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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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적인 것 빼고, 미국사람들은 근본적으로 오늘보다 내일 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이런 낙관주의 태도 가 소비하고, 빌리고, 더 많이 소비하는 성향을 설명해 준다. 반 면 중국이나 일본 사람들은 지진이나 또 다른 재앙이 곧 닥칠지 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저축의 필요성을 느낀다. 나는 미국사회의 낙관주의, 할 수 있다는 삶의 태도, 그리고 자원을 투입하면 모든 문제는 해결할 수 있고 또 모든 것은 쪼개서 분석하고 재구성할 수 있다는 믿음에 감탄한다. 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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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군사기 술의 개발을 늦추지 않으면서 중국이 세계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세계질서를 구축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도록 설득하고 돕는 노력 을 해야 한다. 그러면 중국도 세계시민으로서의 책무를 담당하는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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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최강국이 되었다. 미국은 영국처럼 장 기간 세계를 지배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 올라선 자리를 지키 는 데 아직 성급한 면이 있다. 미국의 대외정책에 지속적으로 반영되어 나타나는 선교정신 은 어떤 점에서 이런 성급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은 현명치 못하게 9.11테러 이후에 아프가니스탄에 병력을 투입하고 국가를 세우려고 하였는데 아프가니스탄은 9.11테러 이전 30~40년간 국 가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무시한 처사였다. 아프가니스탄은 1973 년 모하메드 자히르 샤 국왕을 마지막으로 왕조가 무너진 후 평 화 없이 싸움만 계속하는 부족들의 집합체 상태를 유지해 왔다. 어떻게 이들 작은 부족들을 하나로 통일시킬 생각을 하는가? 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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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후세인 은 중동지역은 물론 전 세계를 불안하게 만드는 비이성적 독재자 였다. 후세인을 권좌에서 끌어내려야 한다는 설득력이 있었다. 하 지만 이라크를 민주화시키겠다는 미국의 의지가 표면화되면서 나 는 숨을 멈추었다. 그것은 미국의 오만이었다. 그리고 혼자 생각 했다: "메이플라워호가 미국에 입항한 1620년부터 시작해도 400 년의 역사밖에 안 되는 나라가 4,000년의 긴 역사를 가진 이라크 를 개조시키려 하다니!" 부시는 당시 네오콘신보수주의에 설득되어 중동평화의 열쇠는 이라크 민주화라는 계획을 밀고나갔다. (중략) 이는 중대한 실책이었다. 미국은 이라크 안에서 세력이 다른 여러 군벌을 하나로 묶고 지배할 수 있는 강 력한 통치자를 제거하였다. 미국은 후세인을 대신할 강력한 지도 자를 준비시켰어야 하는데 그것도 하지 않았다. 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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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문제는 상대 국가의 시스템 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졌다고 믿는 데 있다. 몇 번이고 그게 틀 렸다는 것이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세계를 바꾸지도 못했다. 인구 90만 명 정도의 피지 공화국이나 인구 20여 만 명 의 바누아투Vanuatu공화국 정도가 가능할까! 이들 국가는 문명화의 역사가 짧고 뿌리 깊지 않아서 기독교 정신으로 바꿀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중국이나 인도를 바꿀 수 있을까? 이들 국가는 고유한 고대의 전통을 가진 나라들이다. 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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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닉슨이 대통령이 되기 전에 싱가포르에서 만나 1시간 반 동안 함께 얘기를 하였는데 서성대면서 내 아이디어를 듣고 메모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지요. 그 때 얘기를 기억하면, 어떤 나라는 나무와 같아서 도움 없이 혼자 힘으로 크고 똑바로 자라지기도 하고, 어떤 나라는 덩 굴과 같아서 나무를 의지해야만 위로 올라간다는 말을 했지요. 나에게는 불행하게도 닉슨 대통령은 그 얘기를 어디에도 쓰지 않 았지만 그것을 당시 메모해두었다고 생각해요. (어떤 나라가 나무에 속하는 국가 인지?) 글쎄요. 일본, 중국, 한국, 어쩌면 베트남까지.” 78쪽
제3장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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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중요한 이유는 베테랑 스웨덴 저널 리스트 울프 닐슨이 요약한 대로 "자체의 수요를 만들어내 는 복지제도의 묘한 특성 때문이다. “복지는 고객을 생산하고, 작업장 상해보험이 부상을 낳고, 난민 정책이 난민을 초래하고, 조기퇴직 제도가 사람을 조기에 퇴직하도록 만든다." 다시 말해, 이들 유럽 국가에서 좀 합리적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예외 없이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규정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 이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이용한다. 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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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 인접 국가들의 노동조합과 사회주의 정당들 은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지 않으면서 노동자들이 기존의 혜택 을 유지할 수 있다는 신화를 계속 끌고 가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학생들은 부모세대가 향유했던 고용안전을 권리로서 보장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즉, 그들을 위해 세계가 가만히 있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이러한 장치들이 결국에는 노동자 계급에게 피해로 돌아온다는 사실이다. 기업이 해고로 처벌을 받게 되면, 경제가 다시 살아나 사람이 필요한데 도 매우 신중하게 신입사원을 채용할 것이다. 기업으로서는 합리 적 선택이다. 하지만 일자리는 단지 다른 곳으로 사라진다. 통계도 이러한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OECD 유럽국가 중에 서 가장 유연한 노동법을 가진 상위 10개국 중 8개 국가가 이전 10년 평균 실업률이 낮은 10개국에 포함되어 있다. 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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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나는 싱가포르가 복지와 노동에 있어 유럽의 길을 가 지 않도록 유념했다. 나는 1950년대에 영국의 몇몇 정책의 집행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것이 국가가 망하는 길이라는 확신을 가졌 다. 우리는 경쟁력을 양보해야하는 노동조합을 허용하지 않았으 며, 대신 노동자들을 비대립 협상에 기초하는 노사정 3각 협의체 에 참여시켰다. 우리는 의료비가 실제비용에 가깝도록 하기 위해 서 모든 무료 처방전을 중단시켰다. 우리는 보조금을 주는 대신 재산을 주었다. 정부는 국민연금 계좌에서 주택구입에 필요한 자 금을 저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국민연금에서 필요한 자금을 대출 받아 쓸 수 있지만 퇴직 이후에 무일푼이 되어 개인 적으로 매우 어려운 결과에 놓일 수 있기 때문에 자기 책임하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대신 연금기금을 유지하고 기금이 증식 되어 이자를 받게 되면 장기적으로 이득을 보게 된다. 결론적으 로 정부가 돕기는 하지만 개인은 자신의 생활에 책임을 지는 방식이다. 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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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규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인구 구성으로서, 스칸디나 비아의 예외주의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열쇠이다. 스웨덴, 노르 웨이, 덴마크는 상대적으로 인구의 동질성이 높기 때문에, 유럽 의 다른 국가에서 불가능한 국민 통합이 이들 국가에서는 가능 하다. 이들 국가의 국민은 훨씬 강한 일체감과 연대의식을 가지 고 있다. 세 나라는 각각 국민 전체가 어느 한 사람의 고통을 함 께 나눌 준비가 되어 있는 부족 같은 공동체 국가이다. 국민은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부족의 동료를 위해서 열심히 일한다. 낯선 외국에서 온 게으름뱅이 집단을 돕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친척을 돕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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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한민족이고 한가족이라면, 덜 부유한 구성원을 돕기 위해 세금을 더 내는 것에 밀 반대할 것이다. 하지만 구성 원의 다수가 외국인이고 복지혜택도 누구에게나 차별없이 제공 되어야 한다고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면, 이들의 태도도 바뀔 것이다. 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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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모든 것이 지난 몇 년 사이 천천히 하지만 분명히 바뀌 고 있는 중이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이 난민과 박해받는 사람들 을 수용하는 진보 정책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매년 스웨덴은 거 의 대부분 아프리카 국가에서 오는 난민을 2천 명까지 받는데 현 재 8만 명 이상의 난민이 살고 있다. 난민 유입이 어떻게 스웨덴 국민의 사회주의 인식을 바꾸게 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면, 저소득층 을 도와줘야 한다고 입력된 관대한 인식이 조만간에 변화할 것이 다.> 그래도 현재는 스칸디나비아가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인 종적으로 훨씬 다양성이 낮다. 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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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역할은 더 작아질 것이다. 미국과 중국 같은 강대국이 중 요한 주연을 맡고, 그 다음으로 어쩌면 인도, 유럽은 조연의 역할 로 떨어질 것이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당연히 보통의 평범 한 작은 국가로 취급받을 것이다. 독일은 인구와 경제적 성공에 힘입어 자신의 역할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 지만 제2차 세계대전 중 6백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죄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역할을 하는데 한계가 있다. 영국은 미국과의 특별한 대서양 연안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영 향력을 가질 것이다. 1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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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역할은 더 작아질 것이다. 미국과 중국 같은 강대국이 중 요한 주연을 맡고, 그 다음으로 어쩌면 인도, 유럽은 조연의 역할 로 떨어질 것이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당연히 보통의 평범 한 작은 국가로 취급받을 것이다. 독일은 인구와 경제적 성공에 힘입어 자신의 역할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 지만 제2차 세계대전 중 6백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죄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역할을 하는데 한계가 있다. 영국은 미국과의 특별한 대서양 연안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영 향력을 가질 것이다. 1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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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깨끗하게 떠났다. 마지막 총독 빌 구드Bil Goode가 집무를 보았던 이스타나 주건 물현재의 대통령 관저을 조금도 손상시키지 않고, 모든 권력을 질서 있 게 이양하였다. 떠나기 전 총독은 집사를 소개하는 등 소소한 일 까지 나에게 안내해주었다. 그는 북 보르네오로 가서 잠시 머물 다가 은퇴하였다. 우리 싱가포르 국민은 영국의 시스템과 그들이 깨끗하게 떠난 것에 감사해야 한다. 1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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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된 유럽에서 러시아가 더 큰 역할을 할까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러 시아는 스스로 9개의 표준시간대 를 가진 드넓은 영토와 자원을 가진 대국이라고 생각하지요. 구 소련은 유럽에 안보위협이 되었 어요. 하지만 지금의 러시아는 강 대국으로 남기에는 어려움이 많 습니다. 인구가 줄고, 경제는 석유와 가스에 의존하고 있고 그래 서 실질적인 사회경제가 없어요. 높은 알코올 소비에서 알 수 있 듯이 비관주의가 지배하고 있고 여성은 아이를 가지려 하지 않습니다.” 1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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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부상과 함께 앞으로는 유럽에서 동양인을 보는 인식이 바뀔까요?) 아니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인종에 대한 인식은 중국의 굴기와는 전혀 상관없어요. 일본이 전쟁 전에는 강력한 나라였지요. 그렇다고 유럽의 일본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지는 못했어요. 바뀌지 않습니다. 중국인들이 자신들이 더 우월하다고 믿듯이, 유럽인은 자신들이 더 우월하다고 믿지요. 그래서 변화 없이 각자의 인식대로 그냥 가겠지요. 1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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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저출산 문제도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 가 지 중요한 차이점이라면 싱가포르에서는 저출산 문제가 이민에 의해 가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은 외국인을 받아들이는 데 대해서 지나치게 고집스럽다. 일본 민족의 순수성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너무 깊이 각인되어 있어 공개적으로 대안을 찾는 시도를 하지 못하고 있다. 다문화 일본은 정치 지도자이든 일반 국민이든 그냥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1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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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을 받을 것인지 여부를 묻지 않고, 어떤 대안을 가지고 있는지 질문하였 다. 그들의 답변은 "더 많은 보육수당과 영유아수당"이라고 대 답했다. 실망스런 대답이었다. 영유아수당이 사태를 되돌리지는 못한다. 아이를 갖도록 하는 정부 인센티브는 어느 곳에서 시행 이 되던 실제로 아이를 갖도록 하는 데에는 매우 제한적인 효과 밖에 없다. 문제는 돈이 아니라 변화된 생활양식과 삶의 욕구이 다. 프랑스나 스웨덴과 같이 이러한 정책의 효과가 있다는 곳에 서 조차도, 진행속도가 매우 느리고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가고 있다. 121쪽
제4장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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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인도, 두 문명을 비교한다는 것은 사과를 오 렌지와 비교하는 격이다. "중국이 이룰 수 있는 것을 인도도 이룰 수 있을까"라고 묻는 것은 사과를 오렌지로 만들 수 있냐고 묻는 것과 같다. 인도와 중국의 이러한 근본적인 차이가 초래하는 결 과는 매우 분명하다. 한 나라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 다른 한 나 라는 말은 계속 하지만 시작할 의지나 능력이 보이지 않는다. 간 단히 말해, 인도에서는 중국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추진력이나 전 력투구하는 노력을 찾아보기 힘들다. 1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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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두 가지를 깨달았다. 하나 는 민주주의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모든 문제를 모든 사람이 만족하는 방식으로 풀지 못한다. 중국이 민 주주의 방식으로 국정을 운영하였다면 오늘날의 중국을 이루진 못했을 것이다. 또 하나는 모든 사회는, 특히 오랜 역사를 가진 경우, 쉽게 고칠 수 없는, 하지만 그 사회 안에서는 작동하는 어 떤 근원적인 힘이 있다는 것이다. 인도는 거의 변할 수 없는 인구 구성과 고질적인 카스트 제도에 발목이 잡혀 있다. 143쪽
제5장 동남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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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 런 인재를 다른 국가의 활기찬 도시에 빼앗긴다는 사실을 인식하 고 해외의 우수 말레이시아 국민을 다시 유치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 있어 이들 노력이 너무 미약하고 너무 늦었 다. 국가의 경쟁우위가 점차 우수 인재의 기술, 지적 능력, 열정 에 더 의존하고 있는 글로벌 경제에서 말레이시아는 더욱 불리해 지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외부 경쟁에서 다른 나라에 선수를 빼 앗긴 것이다. 154쪽
제6장 싱가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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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일단 제도가 정착되면 가장 우수 한 인재들이 정치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당선이 불확실하고, 선거전은 근거도 없이 야만적이고 악랄하기까지하다. 지금까지 경력을 잘 유지해온 인재라면 자신이나 가족에게 도움 이 되지 않는 선거에 출마하는 그런 위험을 감수하겠는가? 이들 은 그런 정치는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자신은 편안한 삶을 유지 하기를 더 원할 것이다. 현재도 총선 때마다 최고의 인재를 설득해서 출마시키기가 너무 힘들다. 안정된 직장에서 이미 자기 분야의 성공적인 경력을 포기하고 정치를 하려는 사람을 찾기가 너무 어렵다. 양당제가 된 뒤에 어려움은 이보다 훨씬 심할 것이다. 1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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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정책에는 세 가지 고려할 점이 있다. 첫째, 정치적으로 소화 가능한 속도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 이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의 상당한 반발이 있을 것이고 역효과 가 클 것이다. 한 사회에서 그 정도가 어디까지인지는 합의가 필요하다. 2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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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싱가포르 국민도 이민에 대한 관용의 마음을 열어야겠 지만, 이민자 수가 너무 많다고 여겨지는 수준이 아직은 존재한다 는 점이다. 싱가포르의 문화와 정서가 외국인에 의해 현저히 바뀌 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민자 집단이 정착지의 인구에 비해 훨씬 규모가 작다는 것을 알면 이들은 원래 주민에 동화하고 기존의 문화에 섞이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 이민 1세대에서 통 합이 완성되지 않더라도 그들 자식 세대에서 완료될 것이다. 하지 만 이민자 수가 어느 규모 이상이 되면, 자신들의 입장을 단호하 게 주장하고 독립적인 집단이 되고자 하는 욕심이 때로 생기게 된다. 2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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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민만으로 출산율을 높이지 못한다는 사실이 다. 기존의 연구에 따르면 이민자들도 싱가포르 국민과 마찬가지 로 아이를 적게 가진다. 이민자들은 우리에게 부족한 청장년을 얼마간 채워주지만, 이들도 아이를 적게 낳기 때문에 출산을 통 해 자신들의 인구를 유지시키지는 못한다. 즉, 이민 각 세대는 인 구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주지 못하고 잠시 문제를 완화시켜줄 뿐이다. 이민의 흐름이 단절 없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발상의 전환은 기꺼이 생활양식을 바꾸고 더 많은 아이를 갖도록 만드는 것이다. 2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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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하게도 모든 젊은이들이 각자의 합리적 계산과 세계관에 따라 삶을 결정하게 되면, 사회 전체적으로는 위험한 곳으로 서서히 다가갈 수도 있다. 우리는 이런 시나리오 가 던지는 경고를 아주 냉혹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인구가 감소 하는데 번영하는 나라를 이 세상에서 보았는가? 싱가포르의 생존 을 가장 위협하는 하나의 위험요인을 지목하라면 바로 이것이다. 211쪽
제7장 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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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수십 년의 긴 렌즈를 가지고 사태를 되돌아볼 때, 그 어떤 것도 이 지역에서의 대중정치를 향한 본질적이고 영원한 변화의 일부로 믿기가 매우 어렵다. 중동에서의 민주적 실험이 오래 가 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훨씬 더 맞는 말일 것이다. 나는 1인1표제 민주원리에 일시적으로 요동쳤던 많은 국가들이 오래지 않아 1인 지배나 1당 지배로 되돌아갈 것으로 예상한다. (중략) 중동 국가들은 머릿수를 세어 결정을 내리는 역사가 결여되 어 있다. 고대 이슬람 시대, 최근의 식민지 시대, 그리고 식민지 이후 민족주의 시대 등 그 어느 때도 민주주의 전통이 존재하지 않는다. 2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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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많은 국가에서 우리가 보는 것은 부족주의 또 는 봉건주의 제도이다.2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부족의 장은 1년에 한번 왕에게 선물을 바친다. 고대 중국에서처럼, 왕은 부족의 장 에게 더 비싼 선물을 하사한다. 국가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일 반인이 보일 충성심의 대상은 국가나 동료 시민이 아니라 부족인 것이다. (중략) 이들 정부형태에서 가장 기본 단위는 국민이 아니라 부족이기 때문에 민주주의는 등장하지 않는다. 2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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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결여된 요소는 경제성장에 실제로 필요한 수단, 즉 돈이다. 이집트, 모로코, 튀니지와 같이 현대적 의미의 국가로 발 전한 일부 아랍 국가들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 국가조차도 민주주의가 성숙해지고 국민이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 는 데 필요한 이 두 번째 필수적 요소를 결여하고 있다. 2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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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들 국 가의 풍부한 석유자원이 그런 생각을 무디게 만들고 있다. 이들 은 중동의 석유로 살아가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신세 를 지고 있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 정부는 국민들을 움직여서 체질을 약화시키는 국민의 이런 의식을 제거해야 하는 어려운 과 제를 안고 있다. 정부는 석유 판매 수익금을 특별기금으로 관리 하고 신중하게 투자하지만 그래도 석유자원이 무한정 계속 나오 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납득시켜야 한다. 사실은 이 것이 더 힘든 일이다. 2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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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은 국제무대에서 싱가포르의 경쟁자이기도 하다. 특히 두바이Dubai는 항공, 관광, 금융, 그리고 세계적인 대회 유치 등에서 싱가포르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셰이크 모하메드 라시드 알 막툼의 리더십 아래 두바이 는 완전히 변신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두바이를 우리가 추 진하고 있는 것들과 필적할 만한 중동 지역 허브로 개발하기 위 하여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준비가 되어 있음이 분명하다. 2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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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항만 개발 프로젝트 입찰에서 싱가포르는 다시 두바이 에게 지고 말았다. 싱가포르는 신중하게 계산해서 손익분기점 이 하로 입찰가를 써내지 않았다. 반면 두바이는 입찰에서 이기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의지를 보였다. 세계는 충분히 크고 우리 에게 다음을 노릴 다른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243쪽
제8장 글로벌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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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국이 미국을 대체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믿지 않는다. 중국은 더 많은 것을 고민하고 있다. 자국의 자본 계정을 개방한다 는 것은 돈의 흐름을 자유롭게 허용한다는 뜻이다. 이것은 갑자기 돈이 대량으로 유입되기도 하고 유출되기도 해서 경제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어 한 국가를 취약하게 만든다. 미국 경제는 그런 불안 을 이겨낼 만큼 성숙되어 있다. 나는 중국이 그런 위험을 감수할지 장담하지 못한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하겠는가? 중국은 준비통화 가 아니더라도 상당히 잘 성장하고 있다. 위험을 정당화시켜줄 정 도의 충분한 이점이 없다. 나라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2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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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글로벌 경제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더 큰 단기과제는 자유무역의 억압이다. 우리는 늘 보호주의자들이었다. 우리는 1930년대의 대공황이 여러 국가들 사이에 고립주의 성향이 나타 나면서 상황이 그렇게 악화되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미국의 정치인들이 유권자를 의식해서 중국의 저가 제품 에 보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한다면, 중국도 이에 대응하여 어떤 형태로든 관세 보복에 나설 것이다. 일단 그 길로 들어서면 오래 지 않아 유럽과 일본을 포함해서 다른 무역국들도 그 충돌 속으 로 끌려들어가고 유사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에 놓이게 된다. 그 때는 전체 무역시스템이 무너지기 시작할 것이다. 전 세계가 모두 후퇴하게 될 것이고, 특히 가난한 국가일수록 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자유무역협정이 성공으로 가는 하나의 길이다. 서로 합의만 이끌어낼 수 있다면 합의 당사국 모두가 예외 없이 이득을 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