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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의 포트폴리오

날짜
2022/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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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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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에게 이상적인 포트폴리오는 ‘경제뉴스를 봐도 내 주식 계좌가 어떻게 됐을지 모르는’ 상태다. 한국 상위 20% 가구조차도 금융자산이 1억4602만원 뿐인데, 10% 수익이 나도 1500만원 남짓. 이들의 연소득 1억1376만원에 비하면 귀엽다. 계층이 내려가면 노동소득 대비 금융자산 비율은 더 적다. 그런데 알수도 없는 시황이나 경제 전망에 시간을 낭비하는 것만한 큰 비용이 없다. 경제 매체에서 전날 왜 올랐나(떨어졌나) 얘기하는 사람도 그냥 남이 그렇게 얘기하거나 그럴 것 같으니 말할 뿐. 정말 질 좋은 몇몇 콘텐츠를 찾아서 집중하는 게 좋다. 하물며 거시경제 전망은 신의 영역이다. 그 똑똑한 워렌버핏도 여러차례 자기는 너무 무지해서 인플레나 이자율 전망 같은 건 할 줄 모른다고 했다. 요즘 뜨거운 인플레냐, 스태그냐 논쟁도 말을 보태야 하는 업자와 그러고 싶은 일반인의 잔치다. 장담컨데 경제 콘텐츠 소비량과 투자수익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면 거의 연관이 없거나 오히려 반비례할거라고 본다. 경제 뉴스는 꼭 챙겨봐야 한다. 필수 교양이다. 하지만 자전거 타기랑 경륜장에 가는 걸 혼동하면 안된다. 그럼 어떡하나. 구루의 말을 종합하면 ①시장의 장기 우상향을 믿고 잊어라 ②시장의 변덕을 버틸 포트폴리오를 짜라. ①은 문제가 일단 나를 포함한 99%의 일반인은 이런 인내심이 없고, 더 큰 문제는 미국에서나 통할 얘기란 것. 결론적으로 ②가 직장인에게 필요한 전술. 버핏이 항상 저비용 포트폴리오를 강조하는데 여기엔 수수료만 들어가는 게 아니다. 불필요한 유튜브 시청과 SNS에서 헤매는 시간도 포함한다. 오카방서 쓸모없는 키배 뜨다가 노동효율성이 낮아지는 게 최악이다. 주식 45%, 리츠 40%, 달러채 10%, 원자재·금·암호화폐 5% 포트폴리오인데, 성장주와 함께 세정제, 농기계, 윤활유, 골재 회사 같이 지루한 걸 섞고 리츠는 오피스와 리테일 없이 인프라•토지로 채워서 거리를 두는 중. 지금까진 ‘뉴스 중립’을 지키고 있지만 더 지루하게 만들어가야 한다. 시장을 떠나지 않으면서 뉴스에서 눈 떼기, 직장인이 재테크 하는 제1원칙으로 삼아야 할 일들. 자본가 마인드로 사는 건 필수지만, 그렇다고 본인이 노동자인 걸 잊으면 안됨.